2009년 08월 28일
줄넘기천번
옆집아줌마: 줄넘기 천 번~
정말 목소리도 좋으신 분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듣고 있던 나는 할 말을 잃었다랄까? 얘네들은 건강도 하겠다. 하루에 천 번이라... 이 정도하면 통과일까? 그 다음은 무얼 인증하는 시험을 보게될까? 궁금해지기도 하네만 아... 귀찮아. 내가 그래야했더라면 나는 싫다고 했을거야. 억지로 점프를 천 번이나 해야 하다니... 으그... 너희들은 좋니?
서두는 이런저런 말이었지만,
흠... 나는 그렇다. 내 그릇이 아닌 큰 그릇을 가지려 하지도 미련을 갖지도 않는다. 그래왔던 것 같다. 공부도 지금의 점수를 유지하려 했지 그 이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는 않았다. 그래서 나는 성형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. 그냥 이대로 사는거지 뭐. 얼마만큼의 만족 여부를 떠나 나는 늘 그래왔다. 그런데 백수로 이러고 있는 나를 말도 안 되는 곳에 줄을 엮어 주려 하는 분이 계시다. 물론 그 분은 시작을 하셨고 나만 잘 잡고 가면 되는 거다. 그 '잘'이란 말은 내 상황에선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'잘'하는 것을 말한다. 그러나 나는 그 '잘'의 그릇을 갖고 있지 않다. 더구나 다음 주 초까지 그것을 갖출 자신도 여력도 없다. 혹자는 핑계라고 나의 못난 인성 탓이라며 몰아 세우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러하다. 다들 기회라며 잡으라 하지만 나는 이것이 또 한 번의 사건 즉, 나를 또 다시 구렁텅이로 빠져 들게 하는 시발점이 되지나 않을까 나의 안위만 챙기기에 급급하다.
더욱이 오늘은,
엄마랑 사이가 아주아주 안 좋았던 날이다. 날이고 날이 지속 될 것이다. 엄마의 한숨 섞인 말은 내게 아픔이 되었고 그 아픔을 토로해낸 말은 엄마에게 눈물이 되었다. 하지만 나는 그 눈물에 아주 많이 죄송하지는 않다. 물론 죄송하고 또 죄송하지만 아주 많이는 아니다. 그래서 갑작스레 하지도 않던 짓을 했다. 나갈거라며 점심은 필요없다며 나왔다. 그런데 막상 갈 곳이 없네. 가출은 아니다만 시간 때우기를 할 곳과 시간을 공유할 친우가 필요로 했다. 우선 지하철 안에서 한 명 한 명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으나 오늘따라 왜 다들 내게 비를 맞게 내버려 두는 건지 나만 시간이 차고 넘쳤다. 그러다 보니 때를 놓쳤는데도 배가 고프지도 않아 눈에 보이는 아주 달디 단 크리스피 한 개를 사 들고 이곳저곳 다니다 집으로 돌아왔다. 아, 돌아오기 전에 머리를 잘랐다. 잘라야지 잘라야지 하다가 내버려 뒀더니 아주 보기 싫게 지저분해져 버린 머리를 정리하고 나니 내가 뭐 했나 싶다. 앞으로 이 머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.. 싶다. 여튼 찌끄레기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.
이러고 있는데,
아빠가 전화 받았냐고 하신다. 알고 계신 모양이다. 그러나 기대는 없애야지. 제대로 무덤덤하고도 무미건조하게 한 두어마디 내뱉었더니 슬그머니 방에서 나가신다.
# by | 2009/08/28 20:24 | 옐로우펜슬HB | 트랙백 | 덧글(0)



